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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새 서울엔 눈이 왔어요. 많이 오진 않았어도 미끄러워서 조심해야겠습니다. 오후에 시내 골목길 지나가다가 좁은 통로로 걸어가는 길냥이 한 마리가 눈에 띄었어요. 그냥 갈까 하다가. ‘저 녀석은 이 추운 겨울에 뭘 먹고 사나‘ 라는 생각이 들었죠.
턱시도. 우리 공주가 생각났습니다. 눈은 그쳤지만 바닥은 꽁꽁 얼어서 차량 이동도 천천히 해야 했는데, 눈 쌓인 거리를 가로질러 건물 외벽을 따라 걸어가는 녀석을 보니 뭐라도 줘야할 것 같아서 평소 갖고 다니는 닭가슴살과 사료를 혼합해서 줬습니다.

이미 지나가버려서 안 오면 닭가슴살은 얼어버릴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. 그래도 좀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. 다행이 10분도 채 지나가기 전에 녀석이 다시 오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‘이게 웬 떡이냐!’ 싶은 표정으로 먹기 시작하더군요.

겨울엔 길 위의 생명들은 살아내기가 정말 힘듭니다. 물도 얼고 사료는 딱딱해지고 닭가슴살도 얼어버리죠. 그래도 삶을 지탱해내고 추위를 이겨내는 생명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. 그냥 지나가면서 만난 저 길냥이도 전쟁같은 하루하루의 삶을 살 것입니다. 비록 또다시 만날 수 있을진 모르지만, 그 한끼의 식사가 이 냉혹한 거리의 고통를 이겨내고 춥고 힘겨운 겨울을 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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